연두 빛 고운 꿈에 골짝마다 봄 향기가 가득한 산골에서 문안드립니다.
벚꽃이 막 지고 나니 온갖 꽃들이 마당에 가득입니다.
그 중에 딸기 꽃을 들여다보던 지현이가 “딸기 나와요?” 하더니 껑충껑충 뜁니다.
딸기 소리에 귀가 번쩍 뜨였는지 딸기 꽃만 보면 신이 납니다.
꽃 이름을 알고 있는 기명이가 꽃마다 다니며 이름을 불러 주지요.
그 모습이 봄처럼 곱고 예쁩니다.
봄은 하나님이 주시는 위로 같습니다.
67세의 동란씨는 세 살 아가 같은 지적 정서를 갖고 있지요.
까꿍을 하면 금방 웃고... 어이구... 가엾어라... 하면 금방 울지요.
미술시간에 만든 팔찌를 차고는 겨울 내내 아무리 추워도 팔을 걷고 있었습니다.
팔찌 보여주며 자랑하는 모습은 영락없는 세 살 아가지요.
혜경이가 오줌을 싸면 “떼... 떼...” 하고 따라 다니며 야단을 칩니다.
아가 같은 동란씨를 슬슬 피해 다니는 혜경이가 더 불쌍하지요.
우리 집은 카리스마로 위아래가 결정되네요.
남자 같아서 뻐식이로 통하는 재경이는 삐져도 삐돌이로 부릅니다.
갑자기 달려오더니 정신없이 일러댑니다.
결론은 길혜연이 정숙이와 은숙이 몇 명과 함께 놀면서 등을 때렸대요.
샘이 난거지요. 그래서 등 두드린 것을 때린다고 표현하며 난리 났습니다.
함께 놀게 했더니 금방 함박웃음입니다.
언제나 ‘내가’ 중요해서 일어나는 일이 많네요
죄인의 속성을 갖고 있기에 날마다 때마다 예수님이 필요합니다.
지적장애가 있는 현숙이는 누구의 말도 듣지 않습니다.
뭐든 제 맘대로... 제 고집대로 살고 있지요.
밥도 방으로 갖다 줘야 먹고, 어떤 프로그램도 참여 하지 않습니다.
며칠을 공을 들이고 달래고 꼬시고... 마트 나들이를 함께 갔습니다.
다녀와서 이쁘다... 또 가자... 최고다... 별별 아부를 다하며 격려 했지요.
레일바이크 타러 초청 받아 가는 날도 함께 갔습니다.
일정 잘 마치고 집에 와서는 누워버렸습니다.
힘들다고 삐졌습니다.
다시 데리고 나가려면 또 몇 년 걸릴까 걱정이네요...
시시한 우리의 일상... 참 별 볼일 없는 우리의 노래...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생각해 주시며 물질로 마음으로 기도로 돕는 그 사랑과 정성에 감격할 뿐입니다.
날마다 기도할 뿐이지요...
고맙습니다.
2017년 4월 25일 나눔의 동산에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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